단순히 지원자가 이번 시즌에 100개의 서류를 쓰고, 2박3일 밤새서 글썼다고 해서 뽑아주지 않습니다.
인사담당자는 항상 지원자가 들어와서 잘할 수 있나를 고민합니다.
그걸 볼 수 있는 지표가 스펙이겠지만, 이는 지원자 스스로 괜히 먼저 두려워하는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스펙 없이도 합격 가능합니다.
더 중요한 걸 따지자면 '입사 후 잘할 수 있나'이지, '입사 전까지 잘해왔나'가 아니겠죠.
물론 입사 전까지 잘해왔던 사람이 입사 후에도 잘하는 경우가 많기에 스펙을 보는 거겠죠.
그렇지만 '뽑아놓으면 잘할 사람이다'라는 이미지를 자기소개서를 통해 줄 수 있다면 서류합격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럼 '일 잘할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서류전형에서 어떻게 어필할까요?
다음 세 가지 탈락원인을 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탈락원인1) 가독성이 떨어지는 서류, 인사담당자는 지친다
두괄식으로 써라
첫문장에 바로 자신의 주장 또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세요.
반드시 두괄식으로 작성하는 게 좋습니다.
어디서나 들어보셨겠지만 다시 한번 강조하는 이유는, 두괄식 작성이 그 만큼 지켜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사담당자는 채용기간 동안 방대한 양의 글을 읽어야 합니다.
심지어 같은 질문에 대한 비슷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읽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담당자도 사람이기에 결국 지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인사담당자는 채용만 하루종일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인사담당자도 자기소개서를 읽어야 해서 일이 밀리고 바빠진 상황입니다.
따라서 글을 빠르게 스크리닝해서 키워드 위주로 읽고, 쉽게 핵심내용을 간파하고 싶을 겁니다.
그러기에 첫번째 문장에서 두괄식으로 핵심을 전달해주고, 이후 근거 문장들을 채워나가는 구조로 작성하시는게 좋습니다. 읽는 사람을 배려하여 쉽고 편하게 하고자 하는 말을 전달하는 겁니다.
이는 면접에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임원진은 바쁘고, 하루종일 많은 보고와 정보를 받고, 피곤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간단명료하게 지원자 생각을 말하는 게 좋습니다.
그럼 상대방도 이해하기 쉽고, 듣기 편하고, 상대방이 하는 말에 피로감을 덜 느끼게 됩니다.
이 과정 자체가 '일 잘하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슨 말을 하려는 지 모르겠고, 논거도 없고, 길게만 늘여서 설명하면 듣고 보는 입장에서 지치고 납득도 되지 않아 짜증이 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반드시 피하셔야 합니다.
(탈락원인2) 눈에 띄지 않는 서류, 숫자로 말해라.
수치화해서 쓰기
자기소개서에 숫자로 근거 또는 예시를 들어 작성하세요
대학생들, 특히 문과생은 수치화하는 작업이 부족합니다.
물론 이과생도 숫자에 친숙할 뿐이지, 자기소개서를 수치화해서 쓰는 건 아니기에 자기소개서에 있어서는 똑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입사 후에는 결국 숫자로 설명하고 근거를 찾아써야 하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자기소개서에서부터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실무자 입장에서는 눈에 띄는 서류가 될 수 있겠죠.
왜냐하면 실무에서 본인이 매일 고민하고 붙잡고 있는 일들을 지원자가 벌써부터 같이 하고 있으니까요.
나중에 자기 팀원으로 데려와서 일을 하게 된다면 이런 지원자를 뽑는 게 편하겠죠?
수치화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예를 들면, 경쟁사 대비 매출이나 실적 등의 내용을 수치로 비교하는 작업입니다.
엄청나게 찾기 어려운 것도 아니고,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들어가면 친절하게 이미 기업에서 다 적어놓았습니다. 외부 감사를 받는 기업이 아닌 공기업이라도 알리오 사이트나 보도자료로 검색 가능할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이나 규모가 작은 기업이라면 업계 리포트 등을 참고해서 산업 관련 숫자라도 넣어보세요.
저런 숫자들은 현직에서도 항상 관심을 갖고 있는 것들이고, 특히 여러분의 채용을 결정지을 임원진이 매일 쳐다보고 고민하는 지표입니다.
자기소개서 합격이 취업의 끝이 아닌 건 다들 아실 겁니다.
서류 합격해도 결국 면접장에서 여러분이 써놓은 자기소개서를 보고 질문을 하게 됩니다.
그때, 기업에 대해 숫자를 이용해 분석한 서류가 보이면 단숨에 눈에 띄게 됩니다.
눈길 한번이라도 더 가는 지원자가 되는 것이고, 질문 먼저 해보고 싶은 지원자가 되는 겁니다.
그렇게 찾아온 질문에서 차분히 대답하면 프리패스입니다.
차분히 대답할 수 있는 근거는 이미 여러분이 찾아본 숫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뭘 물어볼 지는 이미 여러분이 더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면접장에서 면접관의 질문에 대해 자신감 있게 대답하실 수 있는 걸 경험하게 될 겁니다.
(탈락원인3) 읽히지 않는 문장, 비문을 없애자
비문은 말이 안되는 문장입니다. 비문을 쓰시면 안됩니다.
쓴 글을 읽어보면 주술관계가 안 맞거나, 목적어가 빠지는 등 완전한 문장이 아닌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이건 굉장히 기본적인 사항입니다. 그럼에도 흔히 볼 수 있기에 비문 작성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꼭 소리내서 자기소개서를 읽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비문이 보이면 채용담당자 입장에서 다음 문장부터는 읽기 싫어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읽어야 될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비문 쓰는 지원자를 굳이 뽑아야 하나 싶은 거죠.
비문은 크리티컬한 사항인 만큼 꼭 확인하고 넘어가시길 바랍니다.
서류 탈락의 원인은 다양하다
내 서류가 떨어진 이유가 오늘 설명한 이유만은 아니겠죠.
그렇지만 오늘 알려드린 내용을 염두하고 내가 글을 썼었는지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이 후에도 포스팅을 통해 또 다른 자기소개서 탈락 원인을 짚어보고 개선하는 글을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