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꾸준

소셜딜레마

2020. 11. 18. 00:07

넷플릭스에서 소셜딜레마를 봤다.

술자리에서 친구가 소개해준 영상이었는데, 당시 관심이 생겨 제목을 기억해두고 있었다.

그 후 또 다른 친구가 알려줘서 보게 됐다.

인터넷상에서도 꽤 뜨거운 반응이 나오고 있는 영상인 듯 하다.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SNS, IT업계가 벌이고 있는 일의 비윤리성에 대해 고발하는 내용이다.

 

이 영상은 페이스북, 유튜브, 구글 등 전세계 사람들이 노출된 대표적인 사이트, 어플리케이션의 개발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떤 일을 했으며, 그게 사회에 어떠한 악영향을 미치는 일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SNS나 영상 플랫폼의 주 수입은 광고 수입이다. 광고 수입을 지속적으로 얻고 늘리기 위해서는 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체류시간도 길어져야 한다.

즉, 이들은 항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시선이 화면속에 머물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렇기에 맞춤 동영상 서비스 등 사용자가 관심 갖을 만한 추천 영상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가장 구매로 이어질 만한 아이템이나 서비스를 골라 광고에 노출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알고리즘을 개발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사용자가 어떤 화면에서 얼마나 머무는 지, 어떤 것을 관심 갖고 클릭하는 지에 대해 수집한다. 이게 곧 IT업계의 자원이자 수익 창출의 핵심이다.

 

평을 내리자면, 기대에 비해 많이 아쉬운 점이 남는 영상이었다.

다소 지루한 부분도 있고, 억지로 우겨서 짜맞추는 듯한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었다.

 

보다가 든 생각은, 지나친 음모론을 유발하려는 듯했다는 점이다.

마치, 거대 공룡 it기업은 나쁘다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것 같았다.

 

■ 다소 쌩뚱맞게 정치적 내용이 전개되며, 굳이 정치적인 이미지와 결부시키는 부분도 반감을 줬다.

이 영상 자체가 음모론이고, 정치적인 의도를 지닌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it업계의 알고리즘, 추천 방식이 더 많은 정치적 분열과 분쟁을 야기하고 있을까?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 sns, it업계와 정치와의 관계를 우려하나? 마크 저커버그도 대표적인 정치적 색깔을 띈 it업계 인물이다. 페이스북이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특정 정치색을 드러내는 메시지를 추천해준다면? 그런 게시글을 우대해준다면? 그렇게 편집된 내용이 사용자들에게 전달된다면? 이건 언론에 대한 문제와 연결된다.

 

-- 만약 특정 성향을 짙게 띈 언론에 노출된 인물이 있다고 하자. 그 인물은 그 특정 성향의 글, 신문, 잡지, 뉴스만 관심갖고 편향적으로 정보를 얻게 될 수도 있다. 이런게 sns의 알고리즘, 추천방식의 문제인가? 이런 상황은 언론이 등장할 때부터 문제된 것들 아닐까?

정보습득 채널이 sns라고해서, sns에 의해 정치적 영향력이 퍼져 선동(?)되는 사람들이 많아질 걸 걱정하는건가?

그렇다면 신문이 처음 보급되던 시절에는 신문의 파급력은 훨씬 막강했을 것인데, 그 당시에는 신문을 걱정했나?

* 에코체임버 효과와 연결지어 생각해보기.

---->자신들과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과 이야기하다보니 자신들의 이야기가 증폭돼 진실처럼 믿게 되는 현상. 자기가 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확증편향과 유사. 

 

 

--- 마지막 엔딩멘트 조차 ‘소셜딜레마.com’에서 논의해보자 는 말로 끝났다. 소셜딜레마 제작진도 결국 sns나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것을 권유했는데 이것 또한 장기적으로 본다면 자신들의 입장과 메시지를 조직화하는 사회적, 정치적 움직임 아닌가?

 

■ 정보에 세금을 과세하고(수돗물 사용량만큼 수도요금이 나오듯, 정보 수집과 사용량만큼 세금을 내라는 주장), 정보수집에 제한을 둬야 한다는 내용에는 동감한다. 하지만 어디까지 제한하고, 얼만큼 과세할 것인지는 너무나 어려운 문제 같아 보인다.

- '잊혀질 권리' 문제와도 연결지어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 이런 주제의 영상을 넷플릭스로 봤다는 게 넌센스다. 대표적 ott플랫폼인 넷플릭스도 사용자의 데이터,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수집할 것이며, 이에 따라 추천영상을 제공해 사용자들이 계속 머물게 하고 싶을 텐데.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할 것인가?

- 민주주의를 택한 것 자체가 대중의 판단에 전적인 권한을 주는 것이다.

그들의 선택으로의 과정이 어쨌든 그 결정은 존중돼야하는 게 민주주의다.

 

-- 소크라테스 일화 : 민주주의에 따른 잘못된 선택은 역사적으로 항상 존재할 수 있음은 이미 증명됐다. 하지만 ‘잘못된 ’의 정의는 누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인가. 민주주의를 택한 이상 다수결에 의해 그 결정이 이루어졌다면, 그건 받아들여져야 한다.

 

이래서 플라톤이 철인에 의한 통치를 주장한 것일 수도. 민주주의의 허점에 대해 알고 있었기에 ‘대중’의 우매한 판단에 대해 걱정한 것 같다.

--> 그렇다면 ‘이성’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됐던 이유도 이게 아닐까. 지금 현대사회에서도 ‘이성’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사고력’과 ‘비판력’을 함양해야하는 이유. 내가 접하는 정보와 현상들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보고, 찾아보고, 반대측 의견도 들어보며 이성적인 과정을 거치는게 중요해보임.

 

   

- 물론 알고리즘의 위험성(?)에 대해서 경고하는 것에는 동의.

-- 나 스스로의 판단보다 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결정이 내가 더 지지하는 정치인을 골라 줄 수도 있다. -> 이렇게 된다면 ‘투표’가 필요할까? 나보다 내 알고리즘이 더 적합한 투표권을 행사해줄텐데(1분 과학 영상)

 

 

※ 정리

민주주의, 언론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영상이었다. 2020년 현시점에서 고민해봐야 할 주제는 맞는 것 같다.

문제제기는 좋았지만,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 확고히 방향을 정했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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